잘 때 식은땀을 찾는 사람은 겨울에 늘어납니다. 네이버에서 '잘때 식은땀'은 지난 12월과 1월에 한 달 7,000번을 넘겼다가 8월에는 1,350번까지 내려앉았으니, 겨울과 여름 사이가 다섯 배를 넘습니다. 두꺼운 이불을 꺼내고 보일러를 돌리는 철이라 고개가 끄덕여지는 숫자이기는 한데, 그 땀을 겪는 사람들이 직접 적은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미국 중년 여성 연구(SWAN)에서 955명이 10년 동안 달마다 증상 달력에 표시해 온 기록을 보면, 식은땀은 6월 무렵에 가장 잦고 12월 무렵에 가장 드물었습니다. 가장 잦은 달에 식은땀을 겪을 오즈는 가장 드문 달보다 50% 높았고, 그 오르내림은 안면홍조(7월에 가장 잦고 1월에 가장 드묾)보다 한 달쯤 앞섰습니다.1 폐경 무렵의 몸에서 시작되는 땀은 겨울에 오히려 잦아드는데 검색은 겨울에 치솟는다면, 겨울에 늘어난 검색에는 폐경 무렵의 땀보다 데워진 방과 이불, 감기와 술이 만든 땀이 더 많이 섞여 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막대 아래 숫자는 천 번 단위입니다.
위 막대는 네이버 검색량, 아래 줄은 SWAN 여성 955명이 달력에 적은 식은땀이 가장 잦던 달과 가장 드물던 달입니다.
검색량은 네이버 데이터랩의 상대값을 키워드 도구로 잰 기준어 하나에 맞춰 디어한의원이 환산한 추정치입니다(2025년 11월~2026년 9월, 10월은 최근 30일). SWAN은 미국 중년 여성의 기록이라 우리 검색과 같은 사람을 센 것은 아니고, 몸에서 시작되는 갱년기 식은땀이 겨울에 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1
겨울밤에 잠옷을 적시는 땀에는 그러니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데워진 방과 두꺼운 이불, 감기와 연말의 술자리가 그날 밤 만든 땀이 있고, 방을 바꿔도 되풀이되는 땀이 있습니다. 지난봄 블로그에 식은땀이 나는 이유를 스무 가지나 늘어놓고도 마지막에 제가 붙인 기준은 결국 '반복'과 '상황' 두 가지였습니다. 한 번 나고 말았는지, 특정한 때마다 되풀이되는지, 무엇이 함께 오는지에 따라 같은 땀이라도 뜻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01 · 열에 넷
열에 넷이 겪고도 진료실에서는 말하지 않는 잘 때 식은땀
밤에 젖은 잠옷을 갈아입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미국의 1차 진료 연구망 두 곳이 2000년과 2001년, 여름 한 주와 겨울 한 주 동안 외래를 찾은 성인 2,267명에게 물었더니 41%가 최근 한 달 사이 식은땀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밤에만 땀이 난다는 사람이 23%였고, 남녀 모두 41~55세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땀이 잦고 심한 사람들조차 대부분 그 이야기를 의사에게 꺼내지 않았습니다.2 감기도 아니고 아픈 곳도 없으니 진료실에서 꺼낼 이야기로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묻어 둔 땀이 낮에 어떻게 돌아오는지는 같은 연구진이 1차 진료 의원 열 곳을 찾은 성인 363명을 차례로 조사한 결과가 보여 줍니다. 34%가 최근 한 달 사이 식은땀을 겪었고 그 절반은 잠옷이 흠뻑 젖을 정도였습니다. 식은땀이 있는 사람은 낮에 피로를 호소할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높았습니다.3
흔한 땀이 큰 병으로 이어지는지는 나이 든 환자들을 오래 따라간 연구가 답합니다. 65세가 넘은 1차 진료 환자 두 무리(682명, 852명)를 7년 넘게 따라간 연구에서,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 학력과 소득을 맞추고 보니 식은땀을 보고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이, 혹은 더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땀이 심하다고 답한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4 나이 든 분들의 기록이라 모든 연령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어도, 밤의 땀 하나로 무거운 병부터 떠올릴 까닭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넘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땀이 문제가 되는 것은 대개 땀 그 자체보다 땀이 깨운 잠 쪽이라, 새벽에 젖은 등이 서늘해 눈을 뜨고 잠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이 다음 날의 피로로 고스란히 넘어갑니다. 함께 오는 것이 있다면 순서는 달라집니다. 가슴이 조이듯 아프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땀, 열이 오르내리거나 이유 없이 몸무게가 줄면서 오는 땀이라면 땀보다 그 신호부터 확인합니다. 일주일 넘게 되풀이되는 땀이라면 이제는 방보다 몸을 의심할 때입니다.
02 · 겨울밤의 땀
잠잘 때 식은땀 원인, 방과 이불·감기·술이 만든 땀
되풀이되는 땀을 찾기 전에 걸러 낼 것이 있습니다. 잠이 들면 몸은 손발과 피부 쪽으로 열을 흘려보내며 속 온도를 조금 내리는데, 보일러로 데워진 방에서 두꺼운 이불을 목까지 덮고 있으면 그 열을 내보낼 방법이 땀밖에 남지 않습니다. 이 땀은 겨울이 아니어도, 갱년기가 아니어도 납니다. 검색창에 '잘때 식은땀'을 치면 뒤에 '감기'와 '오한'이 붙어 나오는 것도 이 철의 사정을 말해 주는데, 열이 오르기 직전에는 으슬으슬 떨리면서도 땀이 나고 열이 내릴 때는 한 번 더 흠뻑 젖습니다. 블로그의 스무 가지 가운데 '발열 전 오한'을 따로 한 줄로 적어 둔 것도 이 땀 때문이었습니다.
저녁의 술은 따로 눈여겨볼 만합니다. 앞의 2,267명 조사에서 남성은 술을 많이 마실수록 낮밤 가리지 않는 땀이 많았고, 여성은 항히스타민제나 우울증 약(SSRI)을 먹는 경우에 그랬습니다.2 우리나라 폐경 전 여성들을 따라간 연구에서는 술의 양에 따라 계단처럼 올라가는 모양이 뚜렷해서, 평생 술을 마시지 않은 여성과 견주어 하루 알코올 10g 미만을 마시는 여성은 일상이 불편할 만큼의 열감과 식은땀, 곧 혈관운동 증상을 겪을 오즈가 1.42배, 10~19g은 1.99배, 20~39g은 2.06배였고, 소주 한 병에 조금 못 미치는 40g 이상에서는 3.52배까지 올랐습니다. 하루 20g 이상을 마시는 여성은 그런 증상이 새로 생길 위험도 높았습니다.5 송년회가 몰리는 12월이라면 마신 날과 거른 날의 새벽을 견주어 볼 만합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확인은 집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불을 한 겹 걷고 방을 조금 식힌 밤, 술을 마시지 않은 밤에도 똑같이 새벽에 젖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그런 밤에 땀이 걷힌다면 그 땀은 방과 술이 만든 것이었고, 그런 밤에도 여전히 잠옷이 젖는다면 몸 안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새로 먹기 시작한 약이 있다면 그 날짜도 함께 떠올려 둡니다.
03 · 갱년기
갱년기 식은땀, 마지막 월경 무렵 두 배로 느는 밤의 땀
방을 바꿔도 되풀이되는 땀으로 가장 먼저 꼽을 것은 폐경 이행기의 땀이고, 처음에 본 SWAN 달력은 그 땀이 언제부터 늘어나는지도 보여 줍니다. 마지막 월경을 기준으로 다시 읽으면, 마지막 월경 5~10년 전에는 다섯 명에 한 명꼴로 식은땀을 적었고, 마지막 월경 4년쯤 전부터 그 비율이 오르기 시작해 마지막 월경 무렵에는 열 명에 네 명꼴로 뛰었습니다.1 2주 가운데 엿새 이상 안면홍조나 식은땀을 겪은 여성 1,449명을 따로 추린 분석에서는 그런 날들이 이어진 기간이 중앙값 7.4년이었고, 마지막 월경을 지나고도 4.5년이 더 갔습니다. 폐경 전부터 일찍 시작한 여성일수록 길어서 11.8년을 넘겼고, 처음 시작할 때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이 컸던 여성일수록 더 오래 갔습니다.6
미국 중년 여성 955명이 10년 동안 달마다 증상 달력에 적은 식은땀을 마지막 월경을 기준으로 정리한 결과에서, 원문에 적힌 두 값(약 20%, 약 40%)과 오르기 시작한 때만 옮겼습니다. 점선은 그 사이를 잇는 모양을 보여 줄 뿐 측정값이 아닙니다.1
이 시기의 땀은 잠과 한데 엉킵니다. 갱년기의 수면장애는 잠들기는 어렵지 않은데 중간에 자꾸 깨고, 새벽에 일찍 깬 뒤 다시 잠들기 어려운 쪽으로 오는 일이 많고, 그 사이에 식은땀과 두근거림이 끼어듭니다. 앞의 2,267명 조사에서도 밤에만 땀이 나는 여성은 안면홍조와 공황발작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2 갱년기의 식은땀을 볼 때 땀만 떼어 보지 않고 낮에 얼굴로 확 오르는 열과 새벽에 깨는 잠, 쉽게 놀라는 마음을 한 묶음으로 짚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열이 오른다고 해서 다 열이 많은 몸도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위로는 얼굴과 가슴에 열이 몰리는데 아래로는 발이 시린 분이 오히려 흔하고, 그런 몸에 차가운 약재로 열만 식히는 처방을 쓰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땀과 열감이 함께 오는 갱년기라면 열이 도는 길과 잠을 함께 다루는 쪽으로 처방의 방향을 잡습니다.
04 · 코골이
코골이와 함께 오는 잠잘 때 식은땀
갱년기와 상관없이 남녀 모두에게 되풀이되는 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자는 동안 숨길이 좁아져 숨이 막혔다 풀리기를 되풀이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에서 식은땀이 얼마나 흔한지를 아이슬란드 연구진이 쟀습니다. 치료를 받으러 온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 환자 822명과 무작위로 뽑은 일반인 703명에게 같은 수면 설문을 건네 일주일에 세 번 넘게 밤에 땀을 흘리는지를 물었더니, 수면무호흡 환자는 남성 30.6%, 여성 33.3%가 그렇다고 답했고 일반인은 남성 9.3%, 여성 12.4%였습니다. 남성은 세 배 남짓, 여성은 세 배에 조금 못 미치는 차이입니다.7
- 수면무호흡 · 여성
- 수면무호흡 · 남성
- 일반인 · 여성
- 일반인 · 남성
아이슬란드의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 환자 822명과 무작위로 뽑은 일반인 703명이 같은 수면 설문에 답한 비율입니다.7
다만 땀이 숨이 막힌 횟수에 비례하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환자들 안에서 무호흡이 더 잦은 사람이 땀을 더 흘린 것은 아니어서, 코골이가 얼마나 심한지로 땀의 양을 짐작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이 연구가 일러 주는 것은 코를 골고 자다가 숨이 막혀 깨는 분이 새벽에 땀까지 흘린다면 둘을 한 밤의 일로 묶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은땀을 이야기하러 오신 분께 코골이와 자다가 숨이 막혀 깬 적이 있는지를 꼭 함께 여쭙습니다. 곁에서 자는 가족이 먼저 아는 경우가 많으니 한번 물어보고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05 · 아이
아이가 자면서 땀을 흘릴 때
아이가 자면서 베개를 적시는 일은 숫자로 보면 드물지 않습니다. 홍콩중문대학교 연구진이 초등학생 6,381명(나이 중앙값 9.2세)을 조사했더니 11.7%, 열에 한 명꼴이 지난 1년 동안 매주 자면서 땀을 흘렸습니다. 남자아이와 나이가 어린 아이에게서 더 많았고, 눈여겨볼 것은 함께 있던 것들입니다. 알레르기 비염과 편도염, 코골이처럼 자는 동안 숨길이 좁아지는 문제, 잠들기 어려움과 잠꼬대 같은 수면 중 이상 행동가 있는 아이들에게서 땀이 더 잦았습니다.8
아이들은 어른만큼 체온을 고르게 조절하지 못해서 같은 방에서도 더 쉽게 땀을 흘리니, 이불과 방의 온도부터 보는 것은 어른과 같습니다. 다만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자거나 코를 고는 아이라면 땀은 막힌 코와 얕은 잠에 딸려 오는 것일 수 있어서, 그때는 땀보다 아이의 코와 비염을 먼저 봅니다. 진료실에서는 아이의 체질과 소화, 잠, 대소변, 긴장한 정도를 함께 보고 한약을 짓습니다.
06 · 도한(盜汗)
도한증, 새벽에 젖는 땀을 진료실에서 가르는 법
한의학에서는 덥지 않은데 자는 사이에 흐르는 식은땀을 도한(盜汗)이라 부릅니다. 땀을 도둑맞는다는 뜻이고, 잘 때 흐른다고 침한(寢汗), 차가운 땀이라고 냉한(冷汗)이라고도 합니다. 예전에는 폐결핵의 증상으로 먼저 여겼지만 지금은 자율신경의 조절이 흔들려서 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봅니다. 긴장이 오래 쌓인 몸은 잠든 뒤에도 그 상태를 풀지 못해 땀을 흘리고, 땀을 흘린 다음에는 찜찜함과 피로,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뒤따릅니다.
같은 도한이라도 나는 까닭은 여럿이라, 진료에서는 먼저 그 갈래를 가립니다. 몸을 식히고 적셔 주는 쪽(음)이 모자라 밤이면 열이 뜨는 음허, 피가 모자란 혈허, 기운이 모자라 땀구멍을 단속하지 못하는 기허, 마음을 붙드는 심의 혈이 모자란 상태, 몸 안에 정체된 습담이 순환을 막는 경우로 나누어 보고, 육미지황탕이나 귀비탕 같은 처방을 바탕으로 체질과 상담 내용에 따라 약재를 더하고 뺍니다.
새벽에 다시 샤워를 하고 잠옷을 갈아입은 뒤에야 겨우 잠을 청할 만큼 땀이 흥건하다며 찾아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저녁마다 얼굴로 열이 오르고 손바닥이 달아오르며, 잘 때는 머리와 가슴, 목이 젖는다고 하셨고, 근래 가슴이 두근거리고 피부와 눈이 마른다고도 하셨습니다. 저녁의 열감과 손바닥의 열, 마른 피부와 눈은 음이 모자라 밤에 열이 뜨는 쪽으로 읽히는 모양이어서, 맥과 체질 문진까지 맞추어 본 뒤 보음하는 처방을 바탕으로 황기와 인삼, 숙지황을 더하는 쪽으로 처방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처음 오신 분께는 먼저 땀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몇 시쯤 깨는지, 머리와 가슴처럼 위쪽이 젖는지 온몸이 젖는지, 땀과 함께 열감이나 두근거림, 코골이가 오는지, 새로 먹기 시작한 약과 저녁의 술은 어떤지를 차례로 여쭙습니다. 혈당이 갑자기 떨어질 때나 갑상선 기능이 지나치게 높을 때도 식은땀이 나니, 드시는 약과 최근 검진 결과가 있다면 함께 보여 주시면 땀이 어디서 오는지 가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처방과 함께 잠의 질을 높이고 순환을 돕는 침과 약침, 온열 요법을 쓰고, 지나치게 올라간 교감신경을 가라앉혀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는 쪽으로 이끕니다. 같은 시기의 열감을 다룬 국내 다기관 시험에서는 4주 동안 침을 12번 맞은 갱년기 여성 116명의 안면홍조 점수가 평소 관리만 한 59명보다 두 배 넘게 줄었습니다(−16.57 대 −6.93).9 식은땀만 따로 잰 시험은 아니지만, 밤의 땀과 낮의 열감이 한 줄기에서 오는 갱년기라면 침이 거들 수 있는 몫을 보여 주는 결과입니다.
새벽에 한두 번 젖고 마는 땀, 술자리가 몰린 주에만 나는 땀처럼 원인이 눈에 보이는 땀이라면 침과 약침 몇 번에 그 원인을 덜어 내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방을 식히고 술을 거른 밤에도 젖고, 두근거림과 낮의 피로가 겹쳐 좋은 날보다 안 좋은 날이 많아졌다면 몸이 버틸 여력을 채우는 한약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약은 원내 탕전실에서 제가 직접 관리하며 달입니다.
07 · 오늘 밤
오늘 밤 이불과 술부터
가장 먼저 바꿀 것은 이불과 방입니다. 이불을 한 겹 덜어 내고 보일러 온도를 한두 도 낮추되 발은 따뜻하게 두면, 잠드는 동안 열이 손발로 잘 빠져나갑니다. 땀이 잘 마르는 얇은 잠옷을 입고 갈아입을 한 벌과 마른 수건을 머리맡에 두면 새벽에 깼을 때 불을 켜고 서랍을 뒤지는 시간이 줄어, 다시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저녁의 술은 줄일수록 좋습니다. 술의 양을 따라 오르던 숫자를 떠올리면, 술자리가 이어지는 주에는 마시는 날과 양을 정해 두고 그 밤과 마시지 않은 밤을 견주어 보시면 내 땀이 어느 쪽인지가 꽤 또렷해집니다. 커피는 점심 무렵 한 잔으로 끝내고, 잠들기 전에는 휴대폰처럼 머리를 깨우는 자극을 줄이며,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날마다 비슷하게 맞추는 것도 갱년기의 밤에는 특히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바꾼 밤에도 새벽마다 잠옷이 젖는다면, 그 땀은 방이나 술보다 몸 안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때는 몇 시에 깨는지와 어디가 젖는지, 무엇이 함께 오는지가 곧 처방의 실마리가 됩니다. 예약 우선제로 진료하고 있어서 내원하시기 전 예약을 권장합니다.
08 · FAQ
잘 때 식은땀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잘 때 식은땀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데워진 방과 두꺼운 이불, 감기로 열이 오르내리는 밤, 저녁의 술처럼 그날의 상황이 만든 땀이 있고, 방을 바꿔도 되풀이되는 땀이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땀은 폐경 이행기, 코골이와 함께 오는 숨이 막히는 잠, 오래 쌓인 긴장처럼 몸 안의 조절이 흔들려서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불을 한 겹 걷고 술을 마시지 않은 밤에도 똑같이 젖는지가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잘 때 식은땀, 당뇨나 갑상선 때문일 수도 있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질 때(당뇨약을 드시는 중이라면 더욱), 갑상선 기능이 지나치게 높을 때 모두 식은땀이 납니다. 당뇨약을 드시는 분이 새벽에 땀과 함께 손이 떨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혈당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진료실에서는 드시는 약과 최근 검진 결과를 함께 보고 땀이 어디서 오는지 가립니다.
아이가 자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데 괜찮을까요?
홍콩 초등학생 6,381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열에 한 명꼴(11.7%)이 지난 1년 동안 매주 자면서 땀을 흘렸으니 드문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아이들에게는 알레르기 비염, 편도염, 코골이처럼 자는 동안 숨길이 좁아지는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자는 아이라면 땀과 함께 코와 잠을 봅니다.
갱년기 식은땀은 언제까지 가나요?
사람마다 다릅니다. 미국 중년 여성 1,449명을 따라간 연구에서 안면홍조와 식은땀이 잦았던 기간은 중앙값 7.4년이었고, 마지막 월경 뒤로는 4.5년이었습니다. 폐경 전부터 일찍 시작한 분일수록, 처음 시작할 때 스트레스와 불안이 높았던 분일수록 더 오래 갔습니다. 언젠가 지나간다고 해서 그 사이의 밤을 참고 넘길 이유는 없습니다.
잘 때 식은땀도 한의원에서 치료하나요?
네, 한의학에서는 자는 동안 흐르는 식은땀을 도한(盜汗)이라 부르고 디어한의원 Calm 진료에서 다룹니다. 땀이 언제 시작됐고 몇 시에 깨는지, 머리와 가슴처럼 어디가 젖는지, 열감과 두근거림이 함께 오는지를 짚어 음허·혈허·기허 같은 갈래 가운데 어느 쪽인지 가린 뒤 처방을 짓고 침과 약침을 함께 씁니다. 특정한 상황에서만 나고 생활을 고치면 금세 나아지는 땀이라면 한약 없이 침 치료로 충분한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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