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 · 갱년기

갱년기 한약 후기·기간·실비,
얼굴로 열이 오르고 새벽에 깨는 몸

열이 많아서라기보다 위로만 몰리고 아래는 찬 몸. 진료 사례 하나와, 기간·실비·부작용에 대한 원장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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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부엌에서 설거지하다 갑자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손부채질하는 앞치마 차림의 디숭이, 발은 줄무늬 수면양말과 털 슬리퍼 차림
설거지하다 얼굴은 화끈, 발은 여전히 시린 저녁

갱년기 한약 후기, 실제로 무엇이 달라질까요

디어한의원에서 진료한 40대 후반의 한 분은 새벽에 열이 오르며 잠이 끊기는 것으로 오셨습니다.

새벽 열감 때문에 잠이 끊기던 40대 후반40대 후반 · 새벽 열감과 발한 · 생리주기 변화
처음 오셨을 때새벽에 열이 오른 뒤 잠이 얕아짐이불을 걷었다가 다시 덮기를 되풀이했고, 얼굴과 상체로 열이 오르며 땀이 났습니다.
진료에서 본 것열감과 생리주기를 함께최근 달라진 생리주기, 낮에도 되풀이되는 열감, 새벽의 땀이 나는 모양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3개월 뒤열감·홍조·발한이 거의 없어짐잠이 좋아졌고, 새벽에 나타나던 손가락 붓기와 관절통도 함께 나아졌습니다.

※ 환자의 개인 식별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소개한 내용은 개별 진료 사례이며, 치료 반응과 경과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과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열감만 줄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열이 가라앉으면서 잠이 돌아왔고, 새벽의 손가락 붓기와 관절통까지 함께 나아졌습니다. 처방도 처음부터 열감 하나에 맞추지 않고, 열이 오르는 몸 전체를 보고 지었습니다. 갱년기에 방광염이 되풀이되어 치료받는 분들도 "밤에 깨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 "피곤하면 바로 느껴지던 방광염이 덜하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침 연구로는 하루 네 번 넘게 열감이 오르던 45~60세 여성 209명을 나눈 미국 연구가 있습니다. 침을 맞은 쪽은 여섯 달 뒤 열감이 36.7% 줄었고, 맞지 않은 쪽은 오히려 6.0% 늘었으며, 좋아진 것은 세 번째 치료 뒤부터 보였고 치료를 마친 뒤에도 대부분 유지됐습니다(Avis 외, 2016). 2021년 갱년기장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갱년기 안면홍조의 침 치료를 가장 높은 등급(A)으로 권고합니다.

얼굴은 화끈한데 발은 차다면, 열이 많은 몸일까요

갱년기 열감을 두고 흔히 "몸에 열이 많아져서"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제가 안면홍조가 있는 분들을 보면 몸 전체에 열이 많은 경우보다, 열이 얼굴과 가슴 쪽으로만 몰리고 오히려 아랫배와 발은 차가운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위는 화끈거리는데 아래는 시린, 한 몸 안에서 온도가 엇갈리는 상태입니다. 열이 위로 치밀어 오르고 가슴이 답답하며 식은땀이 함께 난다면, 열의 양보다 열이 도는 길이 막힌 쪽을 먼저 보게 됩니다.

UP HOT, DOWN COLD갱년기 열감은 열의 양보다, 위아래로 엇갈린 몸에 가깝습니다
위얼굴 · 가슴
  • 갑자기 오르는 열감
  • 얼굴 홍조
  • 식은땀
  • 두근거림
  • 가슴 답답함
아래와 끝아랫배 · 손발
  • 발과 아랫배가 참
  • 밤에 자주 깨서 화장실
  • 손가락 붓기
  • 관절의 뻣뻣함

그래서 안면홍조가 있다고 성질이 차가운 약재로 열을 식히는 처방만 쓰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위의 열은 잠시 내려가도 아래의 냉기는 그대로이거나 더 깊어질 수 있으니, 처방은 열을 끄는 쪽보다 위아래의 균형을 되돌리는 쪽을 향합니다. 열감이 긴장할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잠들기 직전이나 집안일로 몸을 움직일 때 더 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인데, 호르몬 변화로 시작된 열감이 자율신경과 체온 조절, 감정 상태까지 엮여 있기 때문입니다.

잠도 비슷한 모양으로 흔들립니다. 갱년기의 수면장애는 잠들기 어려운 것보다 잠은 드는데 중간에 자꾸 깨고, 새벽에 일찍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는 쪽으로 오는 일이 많고, 그 사이 식은땀과 두근거림이 끼어듭니다. 이때 억지로 재우는 방식은 맞지 않습니다. 체온 조절이 가라앉고 자율신경이 제 박자를 찾으면 잠은 스스로 돌아오는데, 앞의 사례에서 열이 가라앉자 잠이 함께 돌아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잠이 열감보다 먼저 무너졌다면 「자다가 자꾸 깨는 이유」에, 두근거림과 불안이 앞선다면 「자율신경실조증」에서 그 갈래가 이어집니다.

갱년기 한약은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저는 갱년기 한약을 15일 단위로 지어, 석 달 안팎을 한 묶음으로 봅니다. 앞의 사례도 석 달이 걸렸습니다. 이 기간은 지침을 만들며 한방부인과 한의사들에게 물었을 때 예상 치료 기간으로 가장 많이 꼽힌 2개월(38.3%)과도, 지침이 근거로 삼은 한약 시험들이 대개 보았던 12주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 석 달 안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는 시험 19편 2,469명을 모은 분석이 보여 주는데, 한약을 먹은 쪽의 갱년기 지수가 위약보다 낮았습니다(Li 외, 2019). 같은 설문에서 한의사들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꼽은 것이 침과 한약을 함께 쓰는 것(36.8%)이어서, 저도 대개 두 가지를 함께 씁니다.

마스크를 쓴 김민지 대표원장이 진료실 책상에서 태블릿 화면을 짚으며 설명하는 모습
디어한의원 진료실, 김민지 대표원장.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50세 무렵이고(Yang 외, 2015), 열감은 그 앞뒤로 생각보다 오래 머뭅니다. 미국 여성 3,302명을 십수 년 따라간 연구에서 열감과 땀이 잦았던 1,449명은 그 증상이 중앙값으로 7.4년 이어졌고, 월경이 아직 규칙적일 때 시작한 사람은 11.8년을 넘겼습니다(Avis 외, 2015).

7.4 YEARS열감과 땀이 잦았던 여성들, 증상은 중앙값 7.4년 이어졌습니다
시작 열감과 땀이 잦아진 때중앙값 7.4년 그 증상이 이어진 기간

한 칸이 1년입니다. 미국 SWAN 코호트에서 열감·땀이 잦았던 1,449명의 값이며, 개인의 기간은 다릅니다. 출처: Avis 외(2015).

그 몇 해 동안 열감은 오르내리며 흩어지기도 하지만, 그 사이의 불편은 가벼운 치료로도 충분히 덜 수 있습니다. 매일 밤 몇 번씩 깨는 잠을 몇 해 동안 이어 가는 것과, 석 달 동안 처방을 고쳐 가며 그 횟수를 줄여 보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을 고를지는 결국 지금의 불편이 얼마나 큰지에 달려 있습니다.

갱년기 한약, 실비는 어디까지 될까요

갱년기로 받는 진료 가운데 진찰과 침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실손보험으로 청구하실 수 있고, 한약은 비급여라 실손에서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가입한 시기에 따라 약관이 조금씩 다르니 정확한 범위는 가입한 보험사에 한 번 확인해 보세요. 한약 비용은 상담에서 처방과 기간을 정한 뒤 안내해 드립니다.

갱년기 한약, 부작용은 없을까요

국내 임상연구 9편, 8,625명을 모은 분석에서 외래로 다니며 한약을 먹은 사람들 가운데 간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0.03%였습니다(Lee 외, 2021). 국내에서 위약과 견준 갱년기 한약 시험에서도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습니다(Han 외, 2023). 저는 처방 전에 지금 드시는 약의 이름과 용량부터 여쭙고, 15일마다 다시 뵐 때 속이 불편하거나 두근거리는 변화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처방을 고칩니다.

디어한의원 갱년기 진료, 첫날에는 무엇을 할까요

첫날 저는 열이 오르는 시각부터 여쭙습니다. 새벽 몇 시에 깨는지, 집안일을 하다가 오르는지 가만히 앉아 있다가 오르는지, 생리주기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밤에 화장실에 몇 번 가는지, 손가락이나 무릎이 뻣뻣한지, 뱃살과 체중은 어떤지를 듣고, 진맥과 설문, 체성분 검사로 지금의 몸을 봅니다. 두근거림이나 불안이 함께라면 자율신경 상태까지 재 보는데, 같은 열감이라도 긴장이 먼저 오르는 몸과 피로가 먼저 쌓인 몸은 처방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스크를 쓴 김민지 대표원장이 약재 봉투가 놓인 선반 앞에서 기록지를 들고 약재를 확인하는 모습
디어한의원 약재 선반 앞, 김민지 대표원장.

한약은 그렇게 본 몸에 맞춰 짓고 원내 탕전실에서 직접 달여 15일 단위로 드립니다. 그 15일 동안 열이 오르는 횟수가 줄었는지, 깨는 시각이 늦춰졌는지를 두고 다음 처방을 정합니다. 침과 전기·물리 치료도 함께 쓰며, 증상이 가볍거나 한약이 부담스러우면 침으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원내 탕전기 앞에서 DEAR 로고가 찍힌 한약 파우치를 손에 든 모습
원내 탕전실에서 한 분 한 분의 처방으로 달입니다.

갱년기에 접어들며 적게 먹어도 뱃살이 늘고 붓는다는 분도 많은데, 기초대사와 근육이 줄고 순환이 더뎌지는 시기라 덜 먹는 것만으로는 잘 빠지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열감과 잠을 보는 처방과 함께 대사를 되돌리는 쪽을 같이 보며, 다이어트가 먼저라면 BE DEER에서 체성분을 기준으로 따로 설계합니다.

오늘부터 열을 덜 올리는 생활은 무엇일까요

카페인과 술, 담배,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열감을 더 끌어올리기 쉬워서 줄이는 편이 낫고, 수면 부족과 과로처럼 체온 조절을 흔드는 것들도 멀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고, 잠들기 전에는 휴대폰처럼 머리를 깨우는 자극을 줄이고, 커피는 오후가 되기 전에 마치고, 낮에는 가볍게 걷거나 몸을 움직여 순환을 돕는 것까지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같은 나이에 같은 변화를 지나도 어떻게 생활하고 얼마나 일찍 대응하느냐에 따라 갱년기를 지나는 모양은 꽤 달라집니다.

열이 오르는 시각과 잠이 끊기는 시각, 그 두 가지만 적어 오셔도 첫 진료는 거기서 바로 시작합니다. 예약 우선제로 진료하고 있어서 내원하시기 전 예약을 권장합니다. 직접 보고 함께 정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갱년기 한약은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15일 단위로 지어 드리고, 다시 뵐 때마다 열감과 잠의 변화를 보며 이어 갈지를 정합니다. 본문의 사례는 석 달이 걸렸고, 지침 개발 때 한의사들이 예상한 치료 기간도 2개월이 가장 많았으며, 한약 시험들은 대개 12주 안팎을 보았습니다.

갱년기 한약도 실비가 되나요?

갱년기 진료 가운데 진찰과 침은 실손보험으로 청구하실 수 있고, 한약은 비급여라 보상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범위는 가입 시기의 약관에 따라 다릅니다.

갱년기 한약 부작용은 없나요?

외래로 다니며 한약을 먹은 사람의 간 문제는 국내 연구를 모은 분석에서 0.03%였고, 국내 갱년기 한약 시험에서도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습니다. 드시는 약을 먼저 여쭙고, 15일마다 몸의 변화를 보며 처방을 고칩니다.

지금 드시는 약이 있어도 한약을 먹을 수 있나요?

드시는 약의 이름과 용량을 알려 주시면 함께 보고 처방을 정합니다. 약 봉투나 처방전을 가져오셔도 좋습니다.

침만 맞아도 되나요?

갱년기장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안면홍조의 침 치료를 가장 높은 등급(A)으로 권고합니다. 증상이 가볍거나 한약이 부담스러우면 침으로 시작하기도 하고, 열감과 잠이 함께 흔들린다면 침과 한약을 같이 쓰는 편이 낫습니다.

갱년기에 살이 찌는데 같이 볼 수 있나요?

네. 갱년기에는 기초대사와 근육이 줄고 순환이 더뎌져 덜 먹어도 잘 빠지지 않습니다. 열감과 잠을 보는 처방과 함께 대사를 되돌리는 쪽을 같이 보며, 다이어트가 먼저라면 BE DEER에서 체성분을 기준으로 설계합니다.

참고자료

  1. 대한한방부인과학회·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갱년기장애 및 폐경기후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021 (침·한약 권고, 예상 치료 기간 설문).
  2. Avis NE, et al. Menopause. 2016;23(6):626-637 (침과 갱년기 열감, AIM 연구 209명). PMID 27023860
  3. Avis NE, et al. JAMA Intern Med. 2015;175(4):531-539 (갱년기 열감·땀 지속 기간, SWAN). PMID 25686030
  4. Han K, et al. Integr Med Res. 2023;12(2):100951 (국내 갱년기 한약 위약대조 시험, 50명). PMID 37187679
  5. Li M, et al. PLoS One. 2019;14(9):e0222383 (갱년기 한약 무작위대조시험 19편 메타분석, 2,469명). PMID 31536531
  6. Yang HJ, et al. J Prev Med Public Health. 2015;48(4):216-224 (한국 여성 평균 폐경 나이, 국민건강영양조사). doi:10.3961/jpmph.15.021
  7. Lee NH, et al. Integr Med Res. 2021;10(3):100705 (국내 한약 간손상 발생률 메타분석, 8,625명). PMID 33665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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