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브레인포그

브레인포그 증상·치료,
검사는 정상인데 머리가 멍하고
말이 바로 안 나온다면
[한의사 칼럼]

검사가 모두 정상인데 머리가 멍하고 말이 바로 안 나온다면, 원인 하나를 찾기 전에 안개가 어떤 날 어떤 시간에 끼는지부터. 잠과 물, 서 있는 시간, 긴장, 몸의 시기를 차례로 짚고 오늘 걷어 낼 수 있는 것까지

  • #브레인포그 증상
  • #브레인포그 치료
  • #브레인포그 원인
  • #머리가 멍할 때
아침 햇살이 드는 회의실 화이트보드 앞에서 마커를 두 손으로 쥔 채 입을 벌리고 멈춰 선 디숭이, 머리 위로 옅은 김이 오르고 탁자에는 물 한 잔과 덮인 공책, 펜
하려던 말이 사라진 아침 회의

브레인포그(brain fog)는 어느 진단 기준에도 올라 있지 않은 말입니다. 그런데도 네이버에서만 한 달에 육천 번 남짓 검색되고, 증상을 붙여 찾는 사람은 11월에 가장 많습니다. 병명이 없는 불편이 이만큼 자주 불린다는 것은 사람들이 오래 겪어 온 무언가에 마침내 꼭 맞는 이름을 찾았다는 뜻일 터인데,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다는 말만큼 그 상태를 잘 옮기는 표현도 드물기는 합니다.

곤란해지는 것은 그 이름을 들고 검사를 받은 뒤입니다. 피검사와 건강검진이 모두 정상이라는데 머리는 여전히 멍하고 하려던 말이 바로 나오지 않는 날이 잦다면, 남는 물음은 하나뿐입니다. 그럼 이건 무엇인가. 건강검진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몸에서도 흐름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을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브레인포그는 바로 그 자리에 놓인 증상이고, 실마리는 이름 안에 들어 있습니다.

안개는 맑은 밤사이 땅이 식어 그 위의 공기가 이슬점까지 내려가고 바람마저 잦아들 때, 그제야 그 자리에서 맺힙니다. 날씨를 보는 사람들이 오늘 밤 안개가 낄 조건이 갖춰지는지를 살피는 것도 그래서이고, 머리의 안개도 같은 물음으로 다가가면 길이 보입니다. 무엇 때문인지를 따지기 전에, 어떤 날 어떤 시간에 끼고 걷히는지를 먼저 묻는 것입니다.

브레인포그 증상, 깜박 잊는 안개와 말이 막히는 안개

'멍하다'는 한마디에 담기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은 사람들이 직접 쓴 글을 모아 보면 드러납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연구진이 2021년 10월 한 주 동안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brain fog'가 들어간 글 1,663개를 모아, 기준에 맞는 717개 가운데 글쓴이가 자기 경험을 직접 묘사한 대목 141개를 따로 추렸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깜박 잊는다는 묘사였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나와 주변이 멀게 느껴진다, 생각이 느려 애를 써야 한다, 말이 막힌다가 뒤를 이었으며, 머리가 뿌옇거나 눌린다는 묘사와 피곤하다는 묘사는 의외로 몇 되지 않았습니다.1

자료 1 · 브레인포그를 직접 묘사한 141개'안개'라는 같은 말 아래, 가장 많이 적힌 것은 깜박 잊는 일이었습니다
  • 51깜박 잊는다
  • 43집중이 되지 않는다
  • 34나와 주변이 멀게 느껴진다 해리 현상
  • 26생각이 느려 애를 써야 한다
  • 22말이 막힌다
  • 10머리가 뿌옇거나 눌린다
  • 9피곤하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연구진이 2021년 10월 한 주 동안 레딧 글에서 추린 묘사 141개를 종류별로 센 것입니다.1

같은 이름 아래 모인 글들이 놓여 있던 자리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절반은 코로나19(87건)를 비롯해 정신건강과 자가면역 같은 질병을 다루는 게시판에 있었고, 134건은 약을 쓰거나 끊는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에 있었습니다. 글쓴이가 스스로 원인을 짐작한 570건 가운데 가장 많이 꼽힌 롱코비드조차 60건, 열에 하나였습니다.1 스스로 글을 올린 영어권 사용자의 일주일치라 어떤 묘사가 실제로 얼마나 흔한지까지 셀 수는 없고, 같은 '브레인포그'를 쓰는 사람들이 서로 꽤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는 데까지가 이 자료의 몫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를 함께 겪는다는 것은 다른 설문이 보여 줍니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진단받은 14~29세 138명에게 안개를 묘사하는 말 19개를 내밀고 동의하는지를 물었더니, 깜박 잊는다(91%), 생각하기 어렵다(89%), 집중이 어렵다(88%), 뿌옇다(88%), 알맞은 말을 찾기 어렵다(88%), 머리가 하얘진다(85%)까지 거의 모든 말에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의견이 반으로 갈린 것은 '생각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하나뿐이었습니다(동의 40%, 비동의 37%).2 그러니 '멍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 뒤에 무엇이 더 붙어 있는지 따로 짚어 볼 만합니다.

어느 쪽이 앞서는지에 따라 먼저 의심할 조건도 달라지는데, 잠이 좋은 예입니다. 48시간 안쪽의 밤샘 실험 70편, 인지 검사 147개를 묶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메타분석에서 밤샘이 가장 크게 흔든 것은 화면에 뜬 신호를 놓치는 단순한 주의력이었고(효과 크기 −0.78), 추론의 정확도에는 거의 손대지 못했습니다(−0.13,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3 꼬박 새운 실험들이라 며칠씩 조금 덜 잔 날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어도, 잠이 모자란 날의 안개가 판단을 흐리기에 앞서 집중부터 끊어 놓는다는 방향은 읽힙니다. 하던 일을 흘리고 신호를 놓치는 안개라면 잠부터 의심할 만합니다.

잠을 의심할 때 재는 것은 시간만이 아닙니다. 잠은 얕은 잠에서 깊은 잠으로 차례로 내려가는 과정이라, 긴장으로 몸의 각성이 풀리지 않으면 그 길 중간에서 자꾸 멈춰 섭니다. 꿈이 많고 자주 깨며 아침에 눈을 뜨기 힘든 잠 뒤에는 낮 동안 멍하고 집중이 떨어지는 날이 따라오기 쉬워서, 놓치는 안개가 이어지는 분이라면 몇 시간을 잤는지와 함께 그 잠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봅니다.

브레인포그 원인, 서 있을 때·물이 모자랄 때·긴장한 날 끼는 안개

안개가 끼는 조건을 가장 직접 물은 자료는 앞의 138명 설문입니다. 누웠다가 일어서거나 오래 서 있으면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고 어지러운 기립성 빈맥 증후군에서, 정체가 흐릿한 채 흔히 호소되던 증상이 머리의 안개였기 때문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와 뉴욕의과대학 연구진에게 답한 138명 가운데 96%가 안개를 겪었고 67%는 날마다 겪었으며, 공부하는 응답자의 86%와 일하는 응답자의 80%가 안개 탓에 공부나 일을 그르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2

날마다 겪는 사람에게도 안개는 하루 내내 같은 농도가 아니었습니다. 응답자의 86%가 안개가 하루 중에도 짙어졌다 옅어졌다 한다고 답했고, 가장 짙은 때로는 아침(25%)이 오후(15%)나 저녁(13%)보다 많이 꼽혔지만 정해진 때가 없다는 사람(36%)이 가장 많았습니다.2 시각이 안개를 정하지 않는다면, 그 시각에 몸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가 남습니다.

자료 2 · 138명이 답한 안개의 때와 조건안개가 가장 짙은 때는 사람마다 달랐고, 안개를 부른 것은 피로와 잠, 서 있기와 물이었습니다

안개가 가장 짙은 때

맨 오른쪽 좁은 칸은 밤(2%)입니다.

안개를 부른 것

91%피로
90%잠 부족
87%오래 서 있기
86%물 부족
85%쓰러질 듯한 어지러움
81%오래 집중하기

안개를 걷히게 한 것

81%눕기
68%더위 피하기
66%물 넉넉히 마시기

안개를 짙게 한 것

61%샤워
56%운동한 직후

사람마다 갈린 것 · 카페인

35%안개가 걷혔다
33%안개가 짙어졌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진단받은 14~29세 138명(88%가 여성)이 온라인 설문에 답한 비율입니다.2

안개를 부른 것으로 응답자들이 꼽은 것은 피로(91%), 잠 부족(90%), 오래 서 있기(87%), 물 부족(86%), 쓰러질 듯한 어지러움(85%)이었고, 오래 집중하는 것(81%)도 거의 같은 높이였습니다. 누우면 나아졌다는 사람이 81%, 더위를 피하면 낫다는 사람이 68%, 물을 넉넉히 마시면 낫다는 사람이 66%였던 반면 샤워(61%)와 운동한 직후(56%)는 안개를 짙게 했습니다. 커피는 사람마다 갈려서, 카페인이 안개를 걷어 줬다는 사람(35%)과 오히려 짙게 했다는 사람(33%)이 거의 반반이었습니다.2

자세 하나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은 연구진에게도 뜻밖이었던 모양입니다. 서 있을 때 끼는 안개라면 누우면 곧장 걷혀야 할 텐데 응답자들은 누운 뒤에도 안개가 한동안 남는다고 했고, 오래 집중하면 안개가 낀다는 사람의 68%는 누운 채로 집중해도 낀다고 했습니다. 연구진은 앞의 것을 몸에 걸린 부담이 지나간 뒤에도 남는 여파로 풀이했습니다.2 머리를 오래 붙들고 있는 일 자체가 하나의 조건이라는 얘기이니, 책상 앞에서 끼는 안개라고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몸과 무관하다고 넘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서 있는 일이 생각에 짐이 되는 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성피로증후군과 기립성 빈맥이 함께 있는 젊은 환자 25명과 건강한 20명을 기울기 판에 눕힌 뒤 0도에서 75도까지 단계적으로 세우면서 방금 본 것을 기억해 맞히는 과제(n-back)를 시킨 실험에서, 건강한 사람들의 점수는 판이 얼마나 서든 그대로였고 환자들의 점수는 몸이 설수록 떨어졌습니다.4 머리로 가는 피를 고르게 지키는 조절이 버거운 몸에게는 일어서 있는 일이 곧 생각의 짐이 된다는 얘기로 읽힙니다.

이 대목은 자율신경과 겹쳐 읽을 만합니다. 지난봄 블로그에 자율신경 이상 증상을 정리하면서, 혈관을 조이고 푸는 일도 자율신경이 맡고 있어서 그 균형이 흔들리면 머리가 멍한 느낌, 곧 브레인포그와 어지럼, 긴장성 두통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고 적었습니다. 설문에 오른 조건들을 다시 보면 오래 서 있는 일, 더운 물로 씻는 일, 물이 모자란 상태가 모두 혈관 조절이 바쁘게 일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서 있으면 피가 다리 쪽으로 쏠리고, 더운 물을 맞으면 열을 내보내려고 피부 쪽 혈관이 넓어지며, 물이 모자라면 돌릴 피의 양부터 줄어드니, 어느 경우든 머리로 가는 몫을 지키는 일이 그만큼 바빠집니다. 기립성 빈맥이라는 진단이 없더라도 자율신경의 조절이 지쳐 있는 몸이라면 같은 조건에서 안개가 끼기 쉽다고 저는 봅니다.

물은 생각보다 적게 빠져도 티가 납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연구진은 20대 여성 25명에게 세 날 모두 중간 강도의 운동을 틈틈이 하게 하되, 하루는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고 나머지 두 날은 땀으로(그중 하루는 이뇨제까지 더해) 몸무게의 1% 넘게 빠지게 했습니다. 평균 1.36%가 빠진 날 여성들은 집중이 덜 되고 과제가 더 어렵게 느껴지며 머리가 아프다고 답했는데, 정작 인지 검사의 점수는 대부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5 몸무게 55kg이라면 750g 남짓의 물인데, 그 정도에서 먼저 흐려진 것은 점수가 아닌 본인이 느끼는 머리의 맑음이었습니다.

긴장한 날의 안개도 같은 자리에서 낍니다. 불안과 작업기억(전화번호를 누르는 동안 잠시 붙잡아 두는 머릿속 메모장)을 함께 잰 177개 표본, 22,061명을 묶은 2016년의 분석에서, 불안이 높다고 스스로 답한 사람일수록 작업기억 점수가 낮았고(효과 크기 −0.33) 단순한 과제에서도 어려운 과제에서도 방향이 같았습니다. 스스로 답한 불안만 그런 것도 아니어서, 같은 글에 함께 정리된 연구들을 보면 실험으로 불안을 일으켜 본 경우에도 여러 과제의 수행이 떨어졌습니다.6 걱정이 오래 얹혀 있는 날에는 붙잡아 둘 자리부터 좁아진다는 그림과 맞아떨어지는 결과입니다. Focus 진료에서 긴장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갱년기와 코로나 뒤, 몸의 시기가 까는 안개

몇 해에 걸쳐 깔리는 조건도 있고, 그 가운데 가장 분명하게 재어진 것이 폐경 이행기입니다. 미국 중년 여성 연구(SWAN)는 2,362명에게 4년 동안 같은 검사를 거듭 받게 했습니다. 기호를 숫자로 바꿔 적는 처리 속도 검사, 짧은 이야기를 듣고 한참 뒤에 다시 말하는 기억 검사, 숫자를 거꾸로 따라 말하는 작업기억 검사였습니다. 같은 검사를 거듭 받으면 익숙해져 점수가 오르기 마련인데, 폐경 전과 이행기 초기, 폐경 뒤의 여성들은 처리 속도 점수가 올랐지만 이행기 후기의 여성들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다시 말하는 점수는 폐경 전과 폐경 뒤에만 올랐고 이행기 동안에는 제자리였습니다. 그리고 폐경을 지나 호르몬제를 쓰지 않은 여성들의 점수는 폐경 전 여성과 구별되지 않았습니다.7

자료 3 · 같은 검사를 거듭 받았을 때이행기 동안 오르지 않던 점수가 폐경 뒤에는 다시 올랐습니다
폐경 전이행기 초기이행기 후기폐경 뒤
처리 속도
기호를 숫자로 바꿔 적기
오름오름제자리오름
기억
들은 이야기를 나중에 말하기
오름제자리제자리오름

미국 중년 여성 2,362명을 4년 동안 본 SWAN 연구의 결과를 제가 단계별로 옮겼습니다. '오름'은 거듭 받을수록 점수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올랐다는 뜻입니다.7

연구진은 이것을 이행기 여성들이 호소해 온 기억의 어려움과 맞아떨어지는 결과로 보면서, 그 어려움이 기한이 있는 일일 수 있다고 맺었습니다.7 무뎌진 것은 새로 익히는 힘이었고, 그마저 이행기를 지나며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입니다. 깜박하는 일이 잦아진 40대 후반에게 이 숫자가 들려주는 말은 꽤 다정한 편입니다. 사람마다 이행기의 길이와 증상이 다르니 누구에게나 몇 해 뒤면 걷힌다고 약속할 수는 없어도, 안개를 혼자 늙어 가는 신호로 읽기 전에 몸의 시기를 먼저 셈에 넣을 근거는 됩니다.

이 시기의 안개는 혼자 오지도 않습니다. 폐경 무렵 가장 많은 분이 불편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잠이고, 밤중에 갑자기 오르는 열감이나 식은땀에 깨는 밤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잠 부족은 안개를 부르는 맨 앞의 조건이니 열감에 깬 새벽은 다음 날의 안개를 한 겹 더 짙게 하고, 그래서 이 시기의 멍함을 볼 때는 얼굴로 오르는 열과 새벽의 잠을 함께 짚습니다.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의 안개도 같은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잉글랜드 성인 11만 2,964명이 온라인 인지 검사를 받은 2024년 연구에서,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과 견주어 짧게 앓고 나은 사람과 12주 넘게 앓다가 나은 사람은 비슷하게 작은 차이를 보였고 증상이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은 차이가 더 컸습니다. 그런데 기억과 추론 과제에서 나타난 이 차이는 본인이 최근 겪었다고 답한 기억력 저하나 브레인포그와 약하게만 맞물렸습니다.8

자료 4 · 코로나19 뒤 인지 검사 점수감염되지 않은 사람들보다 낮았던 폭, 증상이 남은 사람에게서 가장 컸습니다
  • 4주 안에 나은 사람−0.23
  • 12주 넘게 갔다가 나은 사람−0.24
  • 증상이 아직 남은 사람−0.42

잉글랜드 성인 11만 2,964명이 온라인으로 받은 여덟 가지 과제를 합친 점수로,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과의 차이를 표준편차(사람들 사이에서 점수가 흩어진 폭) 단위로 적었습니다.8

검사지가 재는 것과 사람이 느끼는 안개가 꼭 같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고, 몸에서 물이 1%쯤 빠진 여성들이 점수는 그대로인데 집중이 덜 된다고 답한 앞의 실험과도 같은 방향입니다. 그러니 검사가 정상이라는 말은 그 검사가 잰 것이 정상이라는 데까지입니다. 그 너머의 안개는 아직 재지 않은 채 남아 있고, 어떤 날 어떤 시간에 끼고 걷혔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압니다.

브레인포그 치료, 디어한의원 진료실에서 보는 것

앞에서 모은 조건은 진료실에서 네 가지로 다시 묶입니다. 잠이 얼마나 깊었는지는 수면의 질로, 피로와 오래 붙들고 있던 일은 쌓인 피로로, 걱정이 얹혀 있던 날은 긴장 상태로, 물과 서 있는 시간과 커피는 생활 리듬으로 들어가는데, 이 넷이 디어한의원 Focus 진료에서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오래 공부하거나 일하면서 쌓인 피로가 머리를 맑게 붙잡아 두는 힘을 떨어뜨린 상태를, 기혈이 소모되고 심(心)과 비(脾)의 균형이 흔들린 흐름으로 읽습니다. 심은 정신을 붙들어 두는 쪽, 비는 먹은 것을 기운으로 바꾸는 쪽이라 생각하시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검사는 정상인데 몸 여러 곳이 함께 불편하다는 사정 자체가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흔들리면 이유 없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먹은 것이 얹힌 듯 더부룩하며, 쉬어도 풀리지 않는 피로와 얕은 잠, 손발이 차거나 갑자기 식은땀이 나는 일, 숨이 깊게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 한꺼번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머리의 안개도 그 목록 한가운데에 있어서, 안개 말고 몇 가지가 더 겹쳐 있는지에 따라 머리만의 일로 볼지 몸 전체의 조절을 볼지가 갈립니다.

긴장 쪽으로 기운 안개는 내력부터 봅니다. 자율신경 증상은 한두 번의 스트레스로 갑자기 오는 일이 드물고, 참고 삼키는 습관과 회복 없는 날들이 수십, 수백 번 쌓이면서 몸이 긴장을 기본값으로 배워 버린 결과입니다. 그런 몸에서는 퇴근을 해도 각성이 내려가지 않으니 낮에는 붙잡아 두는 힘이 줄고 밤에는 잠이 얕아지는 두 갈래가 한 뿌리에서 자라서, 침과 한약의 방향을 정할 때 긴장이 어디에 얼마나 오래 걸려 있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디어한의원 상담 공간의 흰 곡선 테이블과 회색 의자, 테이블 위에 약재를 담은 유리병들과 화분, 벽에는 디어한의원 로고 화면
디어한의원 상담 테이블

머리가 멍하고 안개가 낀 듯 집중이 흐려진 경우에는 원내에서 제가 직접 빚는 공진단을 처방에 넣기도 합니다. 이때 공진단에 기대하는 것은 회복입니다. 피로가 쌓이는 속도를 덜고, 몸이 회복할 시간을 만들고, 그렇게 다시 집중할 힘이 생기게 하는 것입니다. 한약이 꼭 필요하지 않은 안개도 있습니다. 안개가 특정한 시간이나 상황에서만 끼고 잠과 식사, 생활 가운데 어디가 무너졌는지 뚜렷하며 쉬면 금세 나아지는 분이라면, 몸이 스스로 균형을 되찾을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라 침이나 약침 몇 번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조건이 뚜렷할수록 걷히는 길도 짧아집니다.

브레인포그 해결, 오늘 걷어 낼 수 있는 조건

안개가 낄 조건 가운데 몇 가지는 오늘 바로 손댈 수 있습니다. 하던 일을 자꾸 흘리는 날이라면 전날의 잠부터 떠올려 보고, 놓치면 곤란한 일을 먼저 적어 둔 뒤 하루를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잠이 모자란 날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이 집중이니 그날은 기억에 기대는 일을 줄이고, 밤에는 조금 일찍 눕습니다.

오후에 머리가 무거워지는 날이라면 물과 자세를 봅니다. 몸에서 물이 1%쯤만 빠져도 일이 더 어렵게 느껴졌으니 오후 회의나 공부 앞에 물 한 컵을 두고, 오래 서 있었다면 앉고 오래 앉아 붙들고 있었다면 잠깐 일어나 흐름을 끊습니다. 앞의 설문에서는 물 500mL쯤을 5분 안에 마시면 안개가 걷힌다는 사람도 63%였습니다.2 더운 물로 오래 씻은 직후에 중요한 결정을 몰아 두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운동은 때를 가리면 됩니다. 마친 직후에는 안개가 짙어졌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같은 응답자들은 꾸준히 하는 유산소 운동이 안개를 걷어 준다고 답했습니다.2 운동을 이어 가되 중요한 일만 운동 직후를 피해 두면 됩니다.

커피는 사람마다 갈렸으니 내 안개가 어느 쪽인지 알아 둘 만합니다. 두 잔째를 들기 전에 물 한 컵을 먼저 마셔 보면, 그날의 안개가 물 쪽이었는지 커피로 걷힐 안개였는지가 조금은 갈립니다.

걱정이 얹힌 날에는 종이가 쓸모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연구진이 중요한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시험 직전 잠깐 시험에 대한 걱정을 글로 적게 했더니, 이 짧은 글쓰기만으로 점수가 올랐고 평소 시험 불안이 큰 학생일수록 더 그랬습니다.9 머릿속에 얹혀 있던 걱정을 종이로 옮겨 놓은 덕으로 읽을 수 있으니, 중요한 회의나 발표 앞에 마음에 걸리는 것을 몇 줄 적어 두는 일은 해 볼 만합니다.

검사가 정상이라는 것은 다행한 일이고, 그 말은 검사가 잰 것이 정상이라는 데까지입니다. 그다음 물음은 안개가 어떤 날 어떤 시간에 끼느냐이고, 그 물음을 진료실에서 함께 따라가는 것이 디어한의원의 Focus 진료입니다. 예약 우선제로 진료하고 있어서 내원하시기 전 예약을 권장합니다.

브레인포그, 자주 묻는 질문

브레인포그 증상은 어떤 것인가요?

깜박 잊음, 집중이 되지 않음, 생각이 느려 애를 써야 함, 말이 막힘, 나와 주변이 멀게 느껴짐처럼 서로 다른 경험을 한데 부르는 말입니다. 브레인포그를 직접 묘사한 글 141개를 모은 연구에서는 깜박 잊는다는 묘사가 51개로 가장 많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묘사가 43개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 환자 138명의 설문에서는 대다수가 여러 묘사에 함께 동의했습니다.

브레인포그 원인은 무엇인가요?

안개가 끼는 조건부터 보는 편이 빠릅니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 환자 138명은 피로(91%), 잠 부족(90%), 오래 서 있기(87%), 물 부족(86%), 오래 집중하기(81%)를 안개를 부르는 것으로 꼽았고, 86%는 안개가 하루 중에도 짙어졌다 옅어졌다 한다고 답했습니다. 긴장이 이어지는 상태, 폐경 이행기,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처럼 몸의 시기가 안개를 깔기도 합니다.

브레인포그 영양제를 먹으면 나아지나요?

브레인포그라는 말이 서로 다른 경험을 묶고 있어서 한 가지 성분으로 다 걷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모자란 것이 확인된 영양소라면 채우는 것이 맞고, 그 전에 잠과 물, 긴장처럼 안개가 끼는 조건부터 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깜박하는 일이 잦아졌는데 치매의 시작일까요?

중년 여성 2,362명을 4년 동안 본 연구에서 폐경 이행기에는 같은 검사를 거듭 받아도 새로 익히는 점수가 오르지 않았지만, 폐경 뒤 호르몬제를 쓰지 않은 여성들의 점수는 폐경 전 여성과 구별되지 않는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연구진은 이 시기의 기억 어려움이 기한이 있는 일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잠과 피로, 긴장처럼 안개가 끼는 조건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입니다.

브레인포그도 한의원에서 치료하나요?

디어한의원 Focus 진료에서 봅니다. 안개가 어떤 날 어떤 시간에 짙어지는지를 잠의 깊이, 쌓인 피로, 긴장, 물과 자세 같은 생활 리듬에 견주어 보고 침과 한약의 방향을 정합니다. 조건이 뚜렷하고 쉬면 금세 나아지는 분이라면 침이나 약침 몇 번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고, 회복이 더딘 안개에는 원내에서 직접 빚는 공진단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1. McWhirter L, Smyth H, Hoeritzauer I, Couturier A, Stone J, Carson AJ. What is brain fog? 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23;94(4):321-325. doi:10.1136/jnnp-2022-329683
  2. Ross AJ, Medow MS, Rowe PC, Stewart JM. What is brain fog? An evaluation of the symptom in postural tachycardia syndrome. Clin Auton Res. 2013;23(6):305-311. doi:10.1007/s10286-013-021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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