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ESITY · FATTY LIVER

강남역 한의원 비만 진료, 간수치는 정상인데 지방간이 있다는 말

체중계에는 나오지 않는 지방의 이동을 읽어야 합니다

정상 간수치와 지방간 소견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검사가 몸의 다른 장면을 보고 있습니다.

정상 간수치와 지방간은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강남역과 교대역 사이, 서초동 디어한의원입니다.

건강검진표에는 가끔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결과가 함께 적힙니다. AST 24, ALT 28. 간기능 관련 수치는 정상 범위인데, 몇 줄 아래 복부초음파 판독에는 지방간이 적혀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고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아닌데 지방간이 있다는 설명까지 더해지면, 환자 입장에서는 어느 결과를 믿어야 하는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두 검사는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같은 간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AST와 ALT는 간세포 손상과 관련해 해석하는 효소이고, 복부초음파는 간 조직의 지방 축적을 영상으로 확인합니다. 지방이 쌓여 있다는 사실과 현재 간세포 손상의 정도는 같은 생물학적 사건이 아닙니다. 간에 지방이 존재하면서도 AST와 ALT가 정상 범위에 머무를 수 있고, 반대로 간수치가 높다고 해서 그 숫자만으로 간 지방의 양이나 섬유화 정도를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CLINICAL REPORT · EXAMPLE둘 중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간세포 손상과 관련된 효소 수치와 간 조직의 지방 축적은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예시 수치입니다. 실제 환자의 검사 결과가 아닙니다.

간은 꽤 묵묵한 장기입니다. 야근했다고 매번 단체 채팅방에 장문의 고충을 올리는 직원처럼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간수치가 조용하다는 사실과 간 안의 업무가 한가하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방간을 제대로 읽으려면 검사표의 숫자 하나를 고르는 대신, 서로 다른 숫자가 왜 같은 시기에 나타났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지방간이라는 한 줄의 판독 뒤에는 지방조직, 간, 근육, 혈당과 인슐린, 식사와 수면, 활동량이 오랜 시간 주고받은 기록이 숨어 있습니다.

지방간의 질문은 ‘얼마나 기름진 것을 먹었는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방간이라는 이름은 직관적인 이미지를 만듭니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었고, 음식으로 들어온 지방이 혈액을 타고 이동해 간에 축적되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삼겹살이나 튀김을 줄이면 간의 지방도 자연스럽게 빠질 것 같은 그림입니다.

실제 사람의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경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2005년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해 지방간 환자의 간 중성지방을 구성하는 지방산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추적했습니다. 연구 결과 간에 저장된 지방산 가운데 약 59%는 혈중 유리지방산, 약 26%는 간에서 새롭게 합성된 지방, 약 15%는 식사를 통해 직접 유입된 지방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1

FIGURE 01 · STABLE ISOTOPE TRACING간에 쌓인 지방의 출처를 실제로 추적했습니다
59.0%

혈중 유리지방산

주로 지방조직에서 혈액을 통해 간으로 유입

26.1%

간의 신생지방합성 · DNL

간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지방

14.9%

식사 지방

식사를 통해 직접 유래한 지방

세 경로에서 유래한 지방산 → 간 중성지방

가장 큰 비중은 최근 먹은 지방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Donnelly KL, et al. J Clin Invest. 2005;115(5):1343–1351. NAFLD 환자 9명의 안정동위원소 추적 연구. 59.0 : 26.1 : 14.9는 연구집단의 평균 결과이며 개인별 비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비율을 모든 지방간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체중과 식사, 인슐린 감수성, 지방조직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정확한 순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간에 쌓인 지방의 상당 부분이 최근 먹은 지방 그 자체보다 이미 몸 안에 있던 지방조직과 간의 대사 과정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지점부터 지방간은 음식 목록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저장과 이동의 문제가 됩니다. 어젯밤 삼겹살을 몇 점 먹었는지보다 왜 지방조직에서 지방산이 계속 흘러나왔는지, 간은 왜 이미 지방이 축적된 상황에서도 새로운 지방을 만들고 있었는지를 묻는 편이 더 중요해집니다.

최근 지방간의 명칭이 NAFLD에서 MASLD로 바뀐 배경도 이러한 변화와 닿아 있습니다. 기존 명칭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 아니다’라는 배제 조건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MASLD, 즉 대사기능장애 연관 지방간질환은 간 지방과 함께 복부비만, 혈당 이상, 혈압, 중성지방이나 HDL 콜레스테롤과 같은 심대사 위험요인을 질환의 정의 안으로 가져왔습니다.

이름이 바뀌면서 간에서 새로운 질환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지방간을 읽는 질문이 달라진 것입니다. “술을 얼마나 마셨습니까?”에서 “남은 에너지를 몸이 어디에 저장하고 있습니까?”로 시선이 이동했습니다.

지방조직은 없애야 할 찌꺼기가 아니라 에너지 저장 기관입니다

다이어트를 오래 해온 분들에게 지방조직은 거의 악역입니다. 태워야 하고, 줄여야 하고, 가능하면 없애야 하는 대상으로만 인식됩니다. 생리학적으로 지방조직은 남은 에너지를 비교적 안전하게 저장해두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식사를 통해 들어온 에너지를 그 자리에서 모두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중성지방의 형태로 지방세포에 저장됐다가 식사 사이의 공복이나 활동 시 다시 지방산으로 꺼내 쓰입니다. 이 저장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동안에는 남는 에너지가 간이나 근육에 무작정 쌓일 이유가 줄어듭니다.

문제는 저장 공간의 크기보다 저장 기능이 흔들릴 때 시작됩니다. 지방세포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새로운 지방세포의 형성, 혈류 공급과 세포 기능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 지방조직의 염증 환경과 인슐린 반응도 달라집니다. 인슐린이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이 약해지면서 지방조직에 저장되어 있던 지방산이 혈액으로 더 많이 빠져나오고, 그 일부가 간과 근육처럼 원래 대량의 지방을 보관하는 일이 본업이 아닌 장기로 이동합니다.

이런 현상을 이소성 지방 축적이라고 합니다.

EXPLAINER 01 · ECTOPIC FAT같은 체중이 같은 저장 위치를 뜻하지 않습니다

피하지방 중심의 저장

  • 지방조직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저장
  • 체중만으로 위치는 보이지 않음
같은 체중

같은 저장 위치

복부·간 등 이소성 지방 축적

  • 지방산이 간과 근육으로 이동
  • 심대사 지표를 함께 확인

BMI와 체중은 체지방의 위치나 지방조직의 기능을 직접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만은 지방의 양만으로 설명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같은 BMI, 비슷한 체중을 가진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대사 상태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는 늘어난 에너지를 피하지방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반면, 다른 사람에게는 복부와 간, 근육에 지방이 더 쉽게 축적됩니다.

이 때문에 체중이 크게 높지 않은 사람에게도 지방간이 나타납니다. 흔히 ‘마른 지방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체중이 적다는 사실만으로 대사 상태가 양호하다고 결론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허리둘레가 늘었는지, 근육량과 활동량이 줄었는지, 혈당과 중성지방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까지 함께 보아야 체중계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차이가 드러납니다.

체중계는 72kg과 82kg을 정확하게 구별합니다. 그 72kg 안의 지방이 피하에 주로 분포하는지, 복부와 간에 상대적으로 많이 쌓여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체중계의 잘못은 아닙니다. 애초에 그런 업무까지 맡기기 위해 만든 기계가 아닙니다.

간은 지방을 받기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지방조직에서 흘러나온 유리지방산이 간으로 들어오는 과정만으로도 지방간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간은 외부에서 배달된 지방을 받아 저장하기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 탄수화물 등의 재료를 이용해 지방을 새롭게 합성하기도 합니다.

이를 신생지방합성, de novo lipogenesis 또는 DNL이라고 합니다.

2020년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마른 사람, 비만한 사람, 비만과 지방간이 함께 있는 사람을 비교해 간의 DNL을 안정동위원소 방법으로 추적했습니다. 간 중성지방을 구성하는 팔미트산 가운데 DNL에서 유래한 비율은 마른 군에서 약 11%, 비만군에서 약 19%, 비만과 지방간이 함께 있는 군에서는 약 38%로 나타났습니다.3

FIGURE 02 · HEPATIC DNL간에서 새로 만들어진 지방의 비중도 달랐습니다

지방간에서는 밖에서 지방이 들어오는 동시에, 간 안의 생산량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Smith GI, et al. J Clin Invest. 2020;130(3):1453–1460. 연구군 평균 결과이며 개인의 간 지방 합성 비율을 직접 의미하지 않습니다.

특히 지방간이 있는 비만군에서는 간 지방의 양이 많고 인슐린 감수성이 낮을수록 DNL이 더 높았습니다. 24시간 동안의 혈당과 인슐린 노출도 DNL과 연결됐으며, 약 10%의 체중 감량 이후에는 간 지방과 DNL, 하루 동안의 혈당·인슐린 노출이 함께 감소했습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하나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인슐린 신호에 대한 반응이 떨어진다는 뜻인데, 실제 지방간에서는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작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도 지방 합성과 관련된 과정은 계속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선택적 간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개념이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습니다. 인슐린의 모든 신호가 한꺼번에 동일하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포도당 생산 억제와 지방 합성에 관련된 경로가 서로 다른 양상으로 반응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사람의 MASLD에서는 여기에 높은 포도당 공급, 지방조직에서 흘러드는 유리지방산, 간외 조직의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환자가 이 복잡한 신호전달 경로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만 이해하면 됩니다. 밖에서는 지방이 계속 배달되고 있고, 간 안에서는 지방 생산 라인까지 돌아가고 있습니다. 퇴근 지시는 잘 전달되지 않는데 추가 주문서는 꼬박꼬박 들어오는 셈입니다.

그래서 지방간을 설명하면서 “기름진 음식만 줄이세요”라는 문장 하나로 끝내기 어렵습니다. 간 지방을 만드는 경로에는 지방조직에서 유입되는 지방산뿐 아니라 신생지방합성, 높은 혈당과 인슐린 노출, 근육 사용량과 하루 전체의 에너지 균형이 함께 들어옵니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을 피고석에 앉히면 또 이야기가 단순해집니다

신생지방합성을 알게 되면 다음 질문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뀐다면 밥을 끊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결론을 내리기에는 실제 식사가 너무 복잡합니다.

현미밥 한 공기와 설탕이 든 음료는 모두 탄수화물을 제공합니다. 낮 동안 세 끼에 나누어 먹는 탄수화물과 하루 종일 거의 먹지 않은 뒤 밤 10시에 몰아서 먹는 탄수화물도 같은 영양소 이름 아래 들어갑니다. 그러나 섭취 속도와 포만감, 함께 먹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식사 후 움직임, 하루 전체의 에너지 공급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선과 견과류에서 섭취하는 지방과 초가공식품에서 많은 양을 섭취하는 포화지방을 ‘지방’이라는 한 단어로 묶으면 실제 식사의 맥락을 놓치게 됩니다.

결국 지방간 진료에서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과 지방 가운데 하나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는 일이 아닙니다. 하루 전체의 에너지가 어느 시간에 들어오고, 어느 시간에 사용되며, 남은 에너지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읽는 일입니다.

그래서 디어한의원에서는 식단표보다 먼저 평범한 질문을 많이 합니다. 첫 식사는 몇 시에 하는지, 점심을 먹고 나면 심하게 졸리는지, 오후 늦게 단것을 반복해서 찾는지, 퇴근할 무렵 이미 참기 어려울 정도로 배가 고픈지, 저녁을 먹은 뒤에도 야식이 이어지는지, 마지막 식사 후 몇 시간 만에 잠드는지를 묻습니다.

평일에는 잘 참다가 주말마다 식사 시간이 크게 밀리는지도 봅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 식사량이 달라지는지, 낮에는 적게 먹고 밤에 몰아서 먹는 패턴이 반복되는지도 확인합니다.

이 질문들은 생활 습관을 평가하기 위한 채점표가 아닙니다. 하루 동안 에너지가 들어오고 사용되는 시간표를 그리기 위한 질문입니다. 같은 2,000kcal라도 어떤 하루 속에 들어가 있는지에 따라 몸이 경험하는 환경은 달라집니다.

건강검진표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기보다 시간순으로 놓아볼 때 더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진료실에서 한 번의 건강검진보다 흥미로운 자료가 있습니다. 몇 년 전 건강검진입니다.

올해 ALT가 31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검사기관의 정상 범위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그 숫자 하나만 보면 특별한 사건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3년 전 ALT가 14였고, 같은 기간 체중은 70kg에서 73kg으로 3kg 늘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3kg은 체중계에서 극적인 변화가 아닙니다. 그런데 허리둘레는 6cm 늘었고 중성지방은 87에서 176으로 올랐습니다. 주 3회 하던 운동은 사라졌고, 직장이 바뀌면서 저녁 식사 시간이 밤 9시 이후로 밀렸습니다. 올해 복부초음파에서는 처음으로 지방간이 기록됐습니다.

FIGURE 03 · LONGITUDINAL VIEW한 번의 정상보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시간을 봅니다
체중
70kg
ALT
14
TG
87
허리둘레
82cm
초음파
-
체중
71kg
ALT
19
TG
110
허리둘레
84cm
초음파
-
체중
72kg
ALT
24
TG
143
허리둘레
86cm
초음파
-
체중
73kg
ALT
31
TG
176
허리둘레
88cm
초음파
지방간

어느 날 갑자기 ‘비정상’이 된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시간이 먼저 있었습니다.

※ 원고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성한 가상의 변화 예시입니다. 실제 의료기록이 아닙니다.

각 결과를 하나씩 보면 모두 애매합니다. ALT는 여전히 정상이고, 체중은 3kg밖에 늘지 않았으며, 중성지방 하나가 높아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순으로 놓으면 여러 숫자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진료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 기준치를 넘은 숫자 하나를 찾는 일만이 아닙니다. 체중과 허리둘레, 간수치와 지질, 혈당과 생활 패턴이 어느 시점부터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는지를 읽는 일입니다.

그래서 디어한의원에서 지방간을 동반한 비만 진료를 볼 때 가능하다면 과거 검진 결과도 함께 봅니다. 올해 검사보다 몇 년 전의 평범했던 검사 한 장이 현재의 상태를 설명하는 데 더 많은 말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방이 많이 쌓였다는 것과 간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여기까지 따라오면 자연스럽게 간에 얼마나 많은 지방이 쌓였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간 지방의 양은 분명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위험을 판단할 때는 또 다른 층을 봐야 합니다.

간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steatosis라고 합니다. 여기에 간세포 손상과 염증이 더해진 상태가 MASH이며, 손상과 회복이 반복되면서 간 조직에 흉터가 축적되면 fibrosis, 즉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FIGURE 04 · DISEASE LAYERS지방의 존재와 섬유화 단계는 다른 층의 질문입니다
01Steatosis간 지방 축적
02MASH간세포 손상과 염증
03Fibrosis흉터의 축적
04Advanced fibrosis진행된 섬유화

장기적인 위험을 읽을 때는 지방의 존재뿐 아니라 섬유화 단계가 중요합니다.

F2
HR 4.07
F3
HR 7.59
F4
HR 15.1
Ng CH, et al. 14개 연구, 17,301명의 생검 확인 NAFLD를 포함한 메타분석. 수치는 F0 대비 간 관련 사망 위험비이며 개인의 예후를 직접 뜻하지 않습니다.4

모든 지방간이 같은 속도로 이 경로를 밟지는 않습니다. 지방이 많이 보이더라도 진행성 섬유화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이 있고, 반대로 간수치가 크게 높지 않은 상태에서 섬유화 위험을 따로 살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 예후에서는 섬유화 단계가 특히 중요합니다. 1만7천 명 이상을 포함한 메타분석에서는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전체 사망 위험도 단계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의 MASLD 진료지침은 단순히 지방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섬유화 위험을 층화하는 과정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다시 건강검진표의 혈소판이 등장합니다.

FIB-4는 연령, AST, ALT, 혈소판 수를 이용해 진행성 간 섬유화 위험을 1차적으로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입니다. 정밀검사를 대신하는 확진 도구가 아니라, 위험이 낮은 사람과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한 사람을 나누는 첫 관문에 가깝습니다.5

흥미로운 점은 처음에는 별개로 보였던 숫자들이 여기에서 다시 만난다는 것입니다. AST와 ALT, 혈소판, 나이, 초음파 소견, 혈당과 중성지방이 서로 다른 검사 항목으로 흩어져 있지만 함께 읽을 때 지방간의 성격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검사지에 숫자가 많다고 진료가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숫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읽을 때 의미가 생깁니다.

몇 kg을 빼야 하는지보다, 어떤 몸을 남길 것인지가 먼저입니다

지방간 이야기는 결국 체중 감량으로 돌아옵니다. 실제로 적절한 체중 감량은 간 지방과 지방간염, 여러 대사 지표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직검사로 지방간염이 확인된 성인 293명을 52주간 추적한 Vilar-Gómez 연구에서는 체중 감량 폭이 클수록 간 조직에서의 변화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체중을 5% 이상 감량한 사람 가운데 58%에서 지방간염 소실이 관찰됐고, 10% 이상 감량한 사람에서는 90%에서 지방간염이 소실되고 45%에서 섬유화가 퇴행했습니다.6

STUDY NOTE · 52-WEEK FOLLOW-UP체중 감량 폭과 간 조직 변화
≥10%체중 감소
  • 조직검사로 NASH가 확인된 연구 참여자
  • 생활습관 중재·추적 52주
  • 전체 연구 참여자 293명
90%NASH 소실
  • 45% 섬유화 퇴행
  • 연구집단에서 관찰된 결과

10%는 모든 환자의 처방 목표가 아니라, 감량 폭과 간 조직 변화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 결과입니다.

Vilar-Gómez E, et al. Gastroenterology. 2015. 연구 당시 질환명인 NASH를 유지했습니다.

매우 인상적인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런 연구가 인터넷으로 옮겨오는 순간 “지방간이면 10% 빼세요”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80kg의 10%는 8kg입니다. 계산기로는 몇 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임상에서 어려운 것은 8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그 8kg이 무엇으로 구성될 것인지, 감량 과정에서 근육을 얼마나 유지할 것인지, 낮의 식사를 지나치게 줄여 밤마다 허기가 폭발하지는 않을지,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에도 남아 있을 식사와 활동 구조가 있는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같은 8kg 감량도 몸 안에서는 다른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두 달 동안 아침과 저녁을 거의 먹지 않고 체중을 빠르게 줄입니다. 운동은 점점 줄고 계단을 오르는 일은 이전보다 힘들어졌습니다. 다이어트가 끝나자 저녁의 강한 허기가 돌아오고 체중도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은 훨씬 천천히 감량합니다. 낮 동안 비어 있던 식사를 조정해 퇴근 무렵의 폭발적인 허기를 줄이고, 늦은 야식을 정리합니다. 단백질 섭취를 확보하고 근육을 사용하는 시간을 일주일 안에 고정합니다. 체중뿐 아니라 허리둘레가 줄고 식후 졸림도 달라집니다.

체중계에는 둘 다 ‘-8kg’이라고 표시됩니다. 체중계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근육 사용과 허리둘레, 식욕의 패턴과 인슐린 감수성, 감량 이후의 유지 가능성까지 같은 화면에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체중 감량에서는 몇 kg을 뺄 것인지와 함께 어떤 몸을 남길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지방간인데 수면 시간을 묻는 이유

지방간 때문에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잠자는 시간을 묻는 것이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간과 수면은 얼핏 보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주제입니다.

실제 하루의 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새벽 1시에 잠드는 사람은 깨어 있는 시간이 길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수면이 부족한 다음 날에는 피로 때문에 활동량이 줄고 빠르게 에너지를 얻는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기도 합니다. 늦잠으로 아침 식사가 사라지면 하루의 섭취량은 점심과 저녁에 집중됩니다. 퇴근 시간이 늦다면 마지막 식사는 자연스럽게 밤 9시나 10시를 넘기고, 식사 후 충분한 활동 없이 곧바로 잠드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야식이 보일 때 야식만 끊으라고 말하면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야식 자체가 문제이면서 동시에 낮 동안 식사가 비어 있고 하루가 지나치게 늦게 끝나는 생활 구조의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을 확인하는 이유는 잠을 많이 자면 지방간이 좋아진다는 단순한 공식을 적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식사와 허기, 활동과 휴식이 하루의 어느 시간대에 배치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쌓였다는 결과지만, 그 결과를 만든 하루는 24시간 전체에 걸쳐 있습니다.

디어한의원에서는 건강검진표와 생활을 같은 시간축에 놓습니다

지방간을 진단받은 분들은 이미 많은 조언을 듣고 옵니다. 술을 줄이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탄수화물을 줄이고, 운동하고, 살을 빼라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맞는 방향입니다.

진료실에서 그 다섯 문장을 다시 읽어드리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 궁금한 것은 왜 지금까지 그 생활이 만들어졌는가입니다.

아침을 먹지 않는 이유가 단순한 습관인지, 아침마다 속이 메스꺼워 실제로 먹기 어려운지에 따라 접근은 달라집니다.

점심을 많이 먹는 사람이 원래 식욕이 강한지, 오전 내내 아무것도 먹지 않아 점심에 허기가 몰린 것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퇴근 뒤 과식이 단순한 식욕인지, 하루 종일 긴장과 피로를 견딘 뒤 시작되는 보상 행동인지도 다릅니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운동량부터 정하기 전에 몸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면 부족이 오래 이어졌는지, 통증이나 소화 불편이 있는지, 이전의 지나친 감량 뒤로 체력이 크게 떨어졌는지에 따라 시작점은 달라집니다.

디어한의원에서는 한약과 침 치료 역시 체중계의 숫자 하나만 보고 같은 방식으로 배치하지 않습니다. 식욕과 포만감의 흐름이 중심인 사람, 소화 상태 때문에 식사 구성이 무너진 사람, 수면과 피로 때문에 하루 전체가 늦어지는 사람은 진료의 우선순위가 다릅니다.

지방간이 있다면 현재 검진 결과도 함께 놓습니다. 체중이 언제부터 늘기 시작했는지, 허리둘레와 중성지방이 어느 시점부터 움직였는지, 식후 졸림이나 빠른 허기가 반복되는지, 야간 식사와 수면 시간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과거의 감량과 재증가가 지금의 식욕과 활동량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같은 시간축에서 봅니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자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건강검진표와 복부초음파 판독지, 가능하다면 2~3년 전의 검사 결과가 있으면 충분히 많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지방간이라는 한 줄의 판독을 몇 년의 체중과 혈당, 중성지방, 허리둘레, 수면과 식사의 변화 위에 올려놓으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순서가 나타납니다.

정상 간수치와 지방간 사이에 빠져 있는 이야기를 봅니다

처음의 건강검진표로 돌아가보겠습니다.

AST 24, ALT 28. 정상 범위입니다. 복부초음파에는 지방간이 적혀 있습니다.

두 결과 가운데 하나를 지울 필요는 없습니다.

초음파는 간 지방을 보았고, AST와 ALT는 간세포 손상과 관련된 다른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를 추적해보면 지방조직에서 흘러나온 유리지방산이 있고, 간 안에서 새롭게 합성된 지방이 있으며, 그 배경에는 인슐린 저항성, 복부지방의 증가, 식사의 시간과 활동량의 변화가 겹쳐 있습니다.

장기적인 위험을 판단할 때는 지방의 존재뿐 아니라 섬유화의 가능성을 살피게 되고, 체중을 줄일 때는 단순히 몇 kg을 줄였는지보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남겼는지를 보게 됩니다.

결국 지방간에서 중요한 질문은 “무슨 음식을 끊어야 합니까?”보다 조금 앞에 있습니다.

이 사람의 몸에서는 왜 남은 에너지가 간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는가.

디어한의원에서는 체중계의 숫자를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체중은 분명 중요한 지표입니다. 다만 그 숫자 하나에게 몸 전체의 대사를 설명하는 일까지 맡기지는 않습니다.

체중계는 지금 몸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보여줍니다. 건강검진표의 지방간은 그 무게 안에서 에너지가 어디로 밀려가고 있는지를 조금 더 오래 이야기합니다.

강남역 디어한의원에서는 그 두 결과 사이에서 벌어진 흐름부터 살펴봅니다.

참고문헌

  1. Donnelly KL, et al. Sources of fatty acids stored in liver and secreted via lipoproteins in patients with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J Clin Invest. 2005;115(5):1343–1351.
  2.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New MASLD Nomenclature.
  3. Smith GI, et al. Insulin resistance drives hepatic de novo lipogenesis i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J Clin Invest. 2020;130(3):1453–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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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Noninvasive Assessment of Patients with MASLD.
  6. Vilar-Gómez E, et al. Weight Loss Through Lifestyle Modification Significantly Reduces Features of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Gastroenterology. 2015;149(2):367–378.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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